어제 실장님을 만나서 책을 건네받고 나니
드디어 어깨에 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한겹 벗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.
그 때문인지
오늘은 찍은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대관령 사진도 올리고
불현듯 티타임이 그리워서 이것저것 찻상을 차렸다. ^^;;

차를 마시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
그동안 주로 아이스티를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마셨기 때문에
느긋하게 티타임을 가져본 지는 정말 까마득...

너무 오랜만에 마시려다 보니
무얼 마시는 게 좋을지부터 고민이 되었다.
그토록 오랫동안 가향차를 마셨건만
신기하게도 마시고 싶은 건 해로게이트의 요크셔골드.
티캐디를 꺼냈다가 얼마 전에 점심 먹으면서 마신 기억을 떠올려 꾹 참고
다른 차를 찾았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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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국 손에 쥔 것은 이녀석.
카렐의 바닐라 크림.
여기저기 조금씩 이웃에게 나누어주고
정작 나는 이후로 맛도 보지 않은 차였다.
50g밖에 안 되다보니 내게 남은 것은 20g 정도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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찻잎이 굵직굵직하고 검은 윤기가 좔좔 흐른다.
수뎅이가 싫어할 바닐라 향이 물씬~
본래 바닐라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
신기하게 홍차에 들어간 바닐라는 좋아한다.
부드럽고 달콤한 향에 기분이 좋아진다.
(참고로... 저 쪼매한 접시는 본디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겠지만
다이소 갔다가 천원에 업어온 녀석.
보는 순간 티백 받침으로 쓰면 딱이다 싶었다..ㅋㅋ
빨강 프라이팬 모양도 있다.)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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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름에 아이스티 만들고 과일티 만들면서 다시 꺼내게 된 호박 티팟.
역시 막 쓰기엔 저렴한 게 좋아~ ㅎㅎ;
물 250밀리 정도에 3분을 우렸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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실제보다 수색이 더 밝게 나왔다.
이것보다는 더 진한 붉은 빛인데~
어쨌든 차에서도 달콤한 바닐라 향기가~ >0<

맛은 비교적 가볍고 부드럽다.
쓰거나 떫은맛이 전혀 없이 순하면서도 바닐라 단내가 솔솔 난다.
어딘지 크리미한 느낌도 나서 맛이 그다지 단조롭지도 않고.
홀짝홀짝 마시다가 준비한 티푸드를...ㅋㅋ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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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티푸드는 바로 요것~
콘 카스테라다~
뭐 직접 만든 건 절대 아니고, 슈퍼에서 990원 주고 산 것.
가끔 카스테라가 땡길 때가 있는데
오늘이 그런 날이었던 듯.
부드러우면서도 공기층이 씹히는 것 같은 그 식감을 좋아하는데
홍차랑 먹으니 더 맛있었다.
밑의 접시도 다이소에서 천원 주고 샀는데 제법 이쁘다. ㅋㅋ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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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럼 설마 이 잔도 다이소에서???
No! No! No! No! No!
이건 정말 구입한 지 오래된 잔이다.
차를 마시기 시작하던 무렵에 산 거니깐.
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여튼 애프터눈티 제품이었던가?
뭐.. 포르투갈 생산이었던 것만 기억난다.
꽤 무겁고 단단하고 매끄러운 게
직접 만지면 더 기분 좋은 그런 잔.
스톤웨어 같은 걸까?
같은 핑크 계열이라 간만에 큰맘먹고 꺼내보았는데 역시 맘에 든다.

또 오늘 이렇게 차를 마셨지만
다음에는 또 언제 이렇게 찻상 꺼내 마실까?
최근에는 그냥 티망 머그에 우리는 때가 더 많다.
차는 역시 여유의 상징이라는 걸 또 한번 깨닫는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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